샛강이 흐르는 농장 > 영양교사의 건강이야기

엄마의 밥상
작성자 :  관리자 작성일 : 2013-11-01 조회수 : 674

어릴 때 살던 주택가 집 앞에 큰 길이 있었습니다.

그 당시(70년대)엔 차도 많이 없고 포장도 되지 않은

흙길이라 학교를 갔다 오면 동네 아이들이 나와서

줄넘기, 땅따먹기, 사방치기, 술래잡기, 숨바꼭질, 공기놀이 등을 하면서

땅거미가 어둑어둑해 질 때까지 신나게 놀았습니다.

그 때는 학원을 가는 아이도 과외를 하는 아이들도 별로 없이

그저 노는 것이 주업(? )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.

석양이 붉게 물들고 땅거미가 어스름하게 내리기 시작하면

집집마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부릅니다.

ㅇㅇ야 밥 먹어라! ㅁㅁ야 밥 벅자~~

정겨운 소리에 하나 둘 아이들이 들어가고 파장이 난 놀이터는 어둠이 깊어지지만

집집마다 창에는 환하게 불이 밝혀집니다.

 

지금 저는 아파트 12층에 살고 있습니다.

우리 윗 층에는 1학년, 4학년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.

어쩌다 휴일 낮에 집에 있어 보면 아침부터 아이들과 실랑이하는 새댁의 목소리가

들려오고 종래는 아이의 울음소리도 들려옵니다.

아침 출근길에는 엘리베이터에서 큰 아들을 야단치는 모습과 종종 마주치는데

아침부터 야단을 맞는 아이의 부르퉁한 모습과 이제 조금 컸다고 말대꾸를 하다가

급기야 한 대 얻어맞는 모습은 우습기도 하고 아이의 입장에선 안타깝기도 합니다.

 

저녁 급식을 보지 않고 바로 집으로 퇴근한 날은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리가 있습니다.

열려진 뒷 베란다 창으로 아래 주차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부르는 새댁의 목소리입니다.

ㅇㅇ야 밥 먹으러 들어와~~ 라고 부르는.

저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딸에게 말합니다.

매일 야단을 맞고 때론 맞기도 하고 그래서 울기도 하지만 그래도 밥 먹으러 오라고

부르는 엄마가 있는 ㅇㅇ는 참 행복한 아이라고

 

예전에 가정은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.

하지만 지금은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요?

우리 윗 층의 새댁처럼 밥을 차려놓고 아이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로 하루를 마감하고

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임을 아는 행복한 아이가 몇 명이나 될까요?

급식을 하는 것이 담당업무지만 때때로 가정이 제 기능을 잃어가는 것에

급식이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? 고민을 하게 됩니다.

 

엄마의 마음이 급식을 대신할 수 있을까?  라는 물음을 던지며

그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앞에 서려고 날마다 다짐합니다.

 
  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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